이상하게 한산한 아침...

오늘 아침 출근을 하는데...
거리가 이상할 정도로 한산하더라.

올라가는 차, 내려가는 차, 골목에서 들어가고 나가는 차들로 붐볐을 집 앞의 비탈길 도로도
차가 시야에 보이는 시간보다 안 보이는 시간이 훨씬 길 정도.
그러니까 드문드문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수준의 한산함.

거리에 나와 있는 사람들도 평소라면 일터에 가느라, 혹은 일터를 여느라, 아니면 일을 하느라
아침 특유의 늘어짐을 떨쳐버리듯이 바쁘게 움직였을 사람들도 오늘따라 별로 안 보인다.
행동거지나 차림이나 어쩐지 여유가 있어보이는 것이
이상하게 한산한 오늘 아침의 풍경을 더욱 한산하도록 느끼게 하는 것 같았다.

버스를 타기 위해 대로변에 나왔을 때도 그 한산함에 나도 모르게 생소함을 느끼고
버스 정류장의 면면들도 평소 이 시간대와는 어딘지 다른 인물 구성들...

그렇다.
오늘은 석가탄신일, 부처님 오신날...
고타마 싯타르타가 태어나자마자 일곱 발짝을 걷고 천상천하유아독존을 외쳤다는 그 날이다.






즉, 쉬는 날이다.
그 당시 석가가 뭘 했던 간에 직장인으로서는 쉰 다는 것이 중요하다.

아침 특유의 늘어진 뇌 때문인지 나 혼자만 평소의 일상에 맞춰 습관적으로 집 밖을 나온 탓인지...
그제서야 오늘이 남들 다 쉬는 날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약간은 한심한 출근길.


그러니까...
난 오늘 출근을 했다.

by 강호연님 | 2008/05/12 11:19 | 일상 | 트랙백 | 덧글(0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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